전자파 그것이 알고싶다
사실 전자파에 대한 연구가 없었다면 우리의 생활은 지금과 전혀 달랐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전자파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전파를 통해 영상과 소리를 송출하는 방송이 불가능해진다. 당연히 TV나 라디오도 있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각종 무선 통신도 할 수 없어 핸드폰은 물론이고 호출기조차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일상 생활 이외에도 인공 위성은 우주를 떠다니는 고철 덩어리가 될 것이고, 전자파를 이용한 각종 의료 장비가 쓸모 없어져 귀중한 인명을 잃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전자파는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존재이다. 우선 전자파의 종류부터 알아보자.
전자파는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극성이 바뀌는 주기인 파장의 길이에 따라 극저주파는 (0Hz∼1kHz), 저주파(1kHz∼500kHz), 라디오파(500kHz∼300MHz), 마이크로파(300MHz∼300GHz) 등으로 구분된다. 마이크로파보다 더욱 짧은 파장을 가진 전자파는 가시 광선의 영역을 넘어선 것으로 자외선, X선, 감마선 등으로 이어진다. 이 중 X선과 감마선은 흔히 방사선이라고 부른다.
전자파 방출 형태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다르게 나타난다. 전기장의 영향권을 전계(電界), 자기장의 영향권을 자계(磁界)라고 하는데, 전기 장치를 기준으로 전계는 분수 모양으로 지면을 향해 형성되며 자계는 전기가 흐르는 방향을 기준으로 동심원을 그리는 형태를 갖는다(그림 1 참조). 서로 다른 방출 형태처럼 전계와 자계는 영향력 면에서도 차이를 나타낸다. 분수 모양으로 방출되는 전계는 도체를 통해 지면으로 흡수된다. 전기장은 전압이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전계가 0V인 지면을 향해 간다. 따라서 전계는 도체를 통해 지면으로 흡수(접지)된다. 반면 자기장이 형성하는 동심원 형태의 자계는 거의 모든 물질을 통과한다. 전기장은 1m 거리에서 몇 볼트의 전기장이 펼쳐지는가를 나타내는 V/m를, 자기장은 전기장과 같은 거리에서 자기장을 측정하는 단위인 G(가우스)의 1/1000 즉, mG/m를 측정 단위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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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2,3,4. 전자파 측정 기구와 측정 방법전자파의 양은 한 방향이 아닌가로,세로,높이의 세 방향에서 측정한 평균값으로 결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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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파는 일종의 전기 에너지로 전기 에너지에 반응하는 물체가 있을 경우 그 물체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정밀한 전기기기일수록 전자파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데, 비행기 이륙시 노트북이나 휴대용 카세트 라디오의 사용을 금지하거나, 병원 내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시킨 것이 좋은 예이다. 특히 작년 12월 잇달아 발생한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원인으로 소비자보호원이 전자파를 지목한 것은 전자파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자파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가? 인체가 전자파에 영향을 받는다면 어느 정도이며, 얼마나 유해할까? 방사선이 암을 유발하는 등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가시 광선 이하의 전자파가 유해한지의 여부이다.
전자파 중에서 주파수가 매우 높은 마이크로파의 유해성은 점차 정설로 굳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이크로파가 사용되는 전기 기기는 전자레인지이다. 전자레인지가 음식을 데우는 원리는 2.45GHz라는 높은 주파수의 마이크로파를 음식에 방출, 음식에 있는 물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즉, 높은 주파수의 전자파는 가열 작용을 한다는 말이다. 마이크로파를 방출하는 핸드폰이나 무선전화기를 사용할 때 인체의 온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은 열 감지 촬영을 통해 이미 밝혀졌다. 전문의들은 "전자파 때문에 부분적으로라도 인체의 온도가 1도 이상 높아지면 의학적으로는 이상증세로 간주할 수 있다"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마이크로파 이하의 극저주파나 저주파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분분하다.
전자파 유해론자들은 저주파가 각종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전자파는 인체의 세포활동인 이온의 미세한 흐름에 장애물로 작용하여 호르몬 분비의 이상을 초래하며 그 결과 인체의 면역 체계를 파괴, 질병을 일으킨다고 한다. 또한 전자파는 미세한 전기의 흐름인 신경의 전달에도 영향을 미쳐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린다고 밝힌다. 반면 전자파가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전자파가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정도는 매우 미약한 것으로 질병의 직접적인 원인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대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용공학교실 김덕원 교수는 "서구를 중심으로 전자파의 유해성 연구는 여러 가지 동식물 실험을 통해 유해성 쪽으로 상당 부분 입증되었지만, 이 결과를 그대로 사람에게 적용하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개인에 따라 전자파에 대한 반응이 큰 차이를 나타낸다. 하지만 앞으로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가 보다 확실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